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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고려청자 비색, 어떻게 탄생했을까

by 빌리스토리 2025. 8. 28.

1. 비색(翡色)은 무엇을 말하나요

비색은 옅은 푸른빛이 비취(翡翠)를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으로, 고려청자를 상징하는 고유의 색감입니다.
짙지도 탁하지도 않은 맑은 청록의 기운이 특징이며, 빛의 각도와 배경에 따라 미묘하게 온도가 달라집니다. 같은 비색이라도 기물의 두께, 유약층의 두께, 소성 분위기에 따라 색의 깊이가 달라지는 점이 감상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감상 포인트 3가지

첫째, 맑기(투명도), 둘째, 깊이(층감), 셋째, 온기(색온)의 균형을 보시면 좋습니다.
맑기는 유약의 기포·흠집 유무, 깊이는 유약 두께의 균일성, 온기는 조명 변화에 따른 색의 반응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바탕 흙의 미세한 철분·티타늄 함량이 비색에 영향을 미치며, 같은 가마라도 시기·위치에 따라 편차가 존재합니다.

2. 가마와 흙, 유약이 만드는 색의 삼박자

비색은 흙(태토)의 성분, 유약 조성, 가마의 소성 분위기(환원/산화)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결과입니다.
태토는 철분이 너무 많으면 색이 탁해지고, 너무 적으면 깊이가 부족해집니다. 유약은 석회·재 회(잿물) 계통을 중심으로 실리카·알루미나 비를 조절해 점도와 용융점을 맞춥니다. 가마는 불길과 산소의 양을 섬세하게 제어하여 환원염 소성 시 은은한 청록을 확보합니다.

환원염 vs 산화염, 무엇이 다른가요

환원염 소성은 산소를 제한해 금속 산화물의 상태를 바꾸면서 부드러운 청록을 끌어내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산화염은 산소가 충분한 상태에서 선명한 색을 내지만, 비색의 은근한 깊이를 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고려의 비색이 특별한 이유는 가마 내부의 지역적 미기후, 장작의 수종, 불길의 흐름까지 장인들이 체계적으로 다뤘기 때문입니다.

3. 생산지와 시기별 차이, 무엇을 보면 알 수 있나요

강진·부안 일대의 가마터는 비색의 균형감으로, 상감 기법이 유행한 시기에는 문양과 바탕 색의 조화로 각각의 개성을 보여줍니다.
초기에는 태토 정제 기술이 안정되며 기형과 유약의 기본기가 갖춰지고, 중기에는 상감·음각·양각이 활발해지면서 비색과 문양의 대조가 우아해집니다. 후기에는 생산성 확대로 편차가 늘며, 깊이보다 실용과 장식성이 상대적으로 강조됩니다.

상감문과 비색의 관계

상감은 문양을 파고 다른 흙을 메운 뒤 유약을 씌워 구워내는 기법으로, 비색 배경 위에 흑백 대비가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상감부가 과도하게 도드라지면 비색의 균일함이 깨져 산만해질 수 있으므로, 문양과 바탕의 비율·여백·선의 굵기가 균형을 이루는지 살피면 감상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집니다.

4. 보존과 관리, 집에서 할 수 있는 기본

습도와 온도의 급격한 변화는 유약층에 미세 균열(크레이징)을 유발할 수 있어, 완만한 환경 유지가 중요합니다.
직사광선 아래 장시간 노출을 피하고, 먼지는 부드러운 붓·극세사 천으로 가볍게 털어내며, 세정이 필요할 때는 중성에 가까운 용액을 소량 사용합니다. 전시 시에는 받침대의 진동·경사 유무를 확인하고, 장식장 내부 LED 열원과의 거리도 고려합니다.

감상 체크 포인트

항목 무엇을 볼까 왜 중요한가
맑기 유약의 균일도, 기포·흠집 유무 비색의 투명감·청량감 결정
깊이 유약 두께의 층감, 가장자리 그라데이션 빛의 반사·투과 균형
온기 조명 변화에 따른 색의 미세한 이동 비색의 생동감 확인
문양 상감·음각과 바탕색의 조화 여백·선비율의 균형

5. 전시장에서 바로 써먹는 감상 루트

먼저 전체 실루엣과 비례를 본 뒤, 비색의 맑기와 깊이를 확인하고, 마지막에 문양·각선·유약 흐름을 디테일하게 보세요.
조명의 방향을 바꾸어 보거나 한 걸음 뒤에서 다시 보면 비색의 층감이 보다 분명해집니다. 비교 전시는 같은 시기·다른 가마의 작품을 나란히 두고 보면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나 감상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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